I killed Sirius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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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가 사촌들이 사이가 좋았던 때가 있었더라면...> 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한 이야기에요.
인물들의 나이, 가족 관계는 모두 원작을 차용했습니다.
블랙 가문의 인물들 사이의 관계는 밝혀진 게 많지 않아 재창조 했지만, 원작과 녹아들 수 있을 정도로 꾸며냈어요.
시리우스가 해리에겐 벨라트릭스와 한 번 정도밖에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어린 시절 친하게 지냈던 순간들이 있었더라면 그 사실을 부정하고 부끄럽게 생각해서 둘러 댔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단편에서도 벨라트릭스와 시리우스는 크게 가깝게 나오지 않죠. 아주 어린 시절 블랙 가문의 모임에 따라 일 년에 한 번씩 만나서 며칠 간 친하게 지냈더라도 커가면서 충분히 멀어지고 남보다도 못 한 사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어울리는 장면을 그릴 때도 적절한 거리감을 두려고 노력했어요.
나시사의 성격은 원작에서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똑 닮은 벨라트릭스와 안드로메다와 다른 점이 눈에 띄는 금발만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벨라트릭스는 볼드모트의 편에서 앞장 서는 죽음을 먹는 자가 되었고 안드로메다는 사랑을 위해 가문에서 뛰쳐 나왔지만 나시사는 언제나 온건한 선택을 해요.
죽음을 먹는 자가 되지도 않고, 가문의 뜻, 순수 혈통의 이념을 거스리지도 않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정적이고 수줍음이 많았을 거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외에 한 가지 덧붙인 관계는 벨라트릭스와 레귤러스에요. 레귤러스는 부모님이 죽음을 먹는 자는 아님에도 볼드모트에게 가담을 했죠. 벨라트릭스와 무려 10살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벨라가 유독 레그를 귀여워하고 아끼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사실 블랙 가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많은 해리포터 덕후들이 레귤러스를 좋아하지만 큰 감상이 없었어요. 단순히 블랙 가의 사촌들 관계가 궁금해져서 시작한 글이었는데, 블랙 가문의 마지막 세대가 오직 이 다섯 명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특히 가문과 혈통을 중시하는 블랙 가라면 충분히 이들도 어린 시절 만나보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시리우스가 그리핀도르에 가게 된 이후엔 사이가 어떻게 벌어졌을까? 시리우스가 가장 좋아했던 사촌이 안드로메다라는 말이 거짓말이었다면? 나시사는 어떻게 아들을 위해 볼드모트의 눈을 바라보고 거짓말을 할 수 있었을까? 등등의 의문을 해소하려고 했어요.
글을 쓰다보니 나시사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옳은 길은 분명 아니지만, 순수 혈통으로 태어나 당연하게 순혈 주의로 자라난 나시사는 안드로메다나 시리우스의 결정을 존중할 수 없었을 거에요.
그들은 가족이고, 머글 태생이나 머글들은 ‘타자'니까요. 가족보다 사랑을 쫓고 대의를 쫓는 그들의 행동이 배신처럼 느껴졌을 지도 몰라요. 나시사에겐 가족이 가장 우선인 가치에요.
원작에선 안드로메다를 제외하고 남은 모든 블랙 가의 사람이 사망했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가족이 애틋했을 것 같아요.
다만 의도치 않았는데 시리우스랑 나시사 사이에 텐션이... 생기더라고요...?
시리우스랑 나시사 사이의 관계는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
이 둘이 막역하다거나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이는 아니었을 거라 생각해요. 시리우스가 그리핀도르에 간 이후로 결코 친하게 지내지는 못 했을 거에요. 하지만 어린 시절 어떤 순간들을 함께 했다는 점에서 오는 이해가 있었겠죠.
조금 더 깊은 감정들이 있었을 수도 있어요. 물론 그 어떤 방식으로도 이루어질 수도 없고, 각자 인정한 적도 없었겠지만...
그랬더라면 원작에서 시리우스의 사랑 이야기가 조금도 없는 게 설명이 되지 않나요?
전 해리 포터가 사랑 이야기라는 점을 가장 좋아해요. 사랑 앞에서 모두가 뜻밖의 일들을 해내니까요. 꼭 그게 성애적인 사랑일 필요는 없죠.
그렇기에 가족이 우선인 나시사, 대의가 더 중요한 시리우스 사이의 사랑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어요. 이 둘이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부모님은 볼드모트가 옳다고 생각했지. 마법사 종족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 머글 태생들을 제거하고 순수 혈통을 관리해야 한다는 데 찬성이셨어. 우리 부모님뿐만 아니라, 볼드모트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지지자들이 꽤 있었지. 적어도 볼드모트가 본색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러니 레귤러스가 처음 거기에 가담했을 때, 우리 부모님은 분명히 그를 어린 영웅쯤으로 생각하셨을 거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제 6장, 고귀하고 유서 깊은 블랙 가문
오랜만에 너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서 즐거웠는데 다시 보니 이마저도 마이너라 눈물이 조금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