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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단 갸-루」

    좌파한테 묻고 싶다: 저 여자애는 친일파냐? 1930년대 서울 조선호텔 카페에서 저렇게 커피마시고 담배피고 패션너블하게 다니는 젊은 한국여자라면 무조건 다 친일되냐? 저 당시에 일제시대가 낳은 현대 문물을 ‘즐기면’ 다 콜라보=친일파로 칭한다? 그럼, 독일산 벤츠타고 부르고뉴산 와인마시고 스위스산 시계차고 일본산 생선먹고 미국산 농구팀 데리고 와서 구경하고 즐기면 다 레지스탕스 되냐? 그래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김 패밀리가 한반도의 정통성을 갖고 있냐? 나도 말이 안되지만 너네 말은 더 안되는 논리다. 김일성이 레지스탕스 좋아하시네… 지 패밀리는 해먹을 거 다 해먹으면서!

    +_+ 

    1. 대학 동기 결혼식에 가는데 늦어서 택시를 타니 길이 막혔다. 택시비가 차곡차곡 쌓이는 동안 기사 아주머님은 내 나이를 물어보시곤 나와 동갑인 딸이 있고 그 언니가 있다며, 공부 잘하고 시집 잘 가고 자기 앞가림 잘하는 두 딸과 삼성맨 사위 자랑, 사는 얘기를 해주시고 난 말동무를 해드리고.. 2만원에 가까운 택시비를 계산하며 내 얼굴을 보시더니 아이고 예쁘다고 하시는데, 누구라도 내가 예쁠 것 같았다. ㅜ.ㅜ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사람들 만난 건 좋은데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가 헤어지고 난 뒤가 외롭네. 양재나 강남이나 사람이 너무 많다. 저녁을 같이 먹은 친구가 밤과 음악사이에 가자고 하였으나 인파에 질린 나는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4월 중에 가기로 하였다. 친구와 헤어지고 좀 더 한산한 버스를 타기 위해 양재방향으로 걷고 걷다가 도로변 커피집에 들어갔다.

      안전하고 조용한 밤거리를 바라보았다. 마음이.. …

      1. UML로 팩맨 기획서 그려보기

        (2012년에 예전 블로그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게임 기획 공부모임에서 “UML 실전에서는 이것만 쓴다(UML for Java Programmers)”를 읽었다.

        어제 지인으로부터 “2012년에 UML 공부라니!?”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맞는 말이다. 사실 UML은 손꾸락이고 달은 따로 있었다능. UML 표기법을 배우는게 목적이 아니라 UML의 창시자들이 UML이라는 언어(Unified Modeling LANGUAGE)에 담아내고자 했던 아이디어들을 기획자의 관점에서 공부해보자는 것이 스터디의 목적이었다. UML 표기법 읽을 줄 안다/모른다가 중요한게 아니다.

        아무튼, 책 요약은 됐고 요번에는 책을 끝낸 기념으로 간단한 실습을 해봤다(사실은 숙제였음). 실습 주제는 간단한 게임을 하나 골라서 “역기획”을 해보는거다. 나는 만만해보이는 팩맨(Pacman)을 파봤다.

        몇 가지 전제:

        1. 내 맘대로 한다.
        2. 내가 보기에 중요하거나 특이한 부분에만 집중한다. 내 맘대로 한다.
        3. 결과물이 실제 팩만과 다를 수 있다. 내 맘대로 한다.
        초기 아이디어

        2차원 평면 미로가 있고, 팩맨이 콩을 먹고 다니는 게임입니다. 콩을 다 먹으면 다음 판으로.

        그냥 점만 먹으면 재미가 없으니 1) 미로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2) 시간 제약을 두거나 하는 식으로 재미요소를 주고 싶다. 근데 이런건 평범하니까 좀 특이하게 팩맨을 쫓아다니는 귀신들을 넣어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보자. 팩맨은 귀신에게 잡히면 죽는다. Maze Chasing 장르 탄생.

        그렇다면 팩맨은 도망만 다니느냐? 그건 아니지. 슈퍼콩을 몇 개 배치하자. 슈퍼콩을 먹으면 잠시동안 팩맨이 귀신을 잡을 수 있게 됨. 뽀빠이의 시금치 같은거임.

        설계

        아이디어 좋으니 이제 형식적으로 표현해보자. 이 때 주요 명사들을 뽑아내면서 시작하면 무난하다. 미로(Maze), 팩맨(Pacman), 콩(Pellet), 슈퍼콩(Super Pellet), 귀신(Ghost). 얘네들이 대표적인 클래스가 된다.

        음, 귀신들이 모두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각자 개성있게 움직이면 더 재밌을 것 같다. 각각 이름도 붙여주자. Chaser, Ambusher, Fickle, Stupid. 얘네들은 귀신의 일종이니까 일반화 관계(generalization)로 표현하면 좋겠다.

        공통점을 좀 더 뽑아 보자:

        • 콩과 슈퍼콩의 공통점은? 팩맨이 먹을 수 있다(Eatable).
        • 팩맨과 귀신의 공통점은? 움직일 수 있다(Movable).
        • 콩과 슈퍼콩과 팩맨과 귀신 모두의 공통점은? 미로 상의 특정 좌표에 위치한다(Placeable).

        어떻게 표현할까? 아까와 같이 일반화 관계를 써보면 이렇게 된다.

        아니면 이런 식도 가능하다. 슈퍼콩을 콩의 일종인 것으로 보고, Movable은 Placeable의 일종인 것으로 보는거다. 말로 풀어보면 이렇다:

        > 미로에 놓일 수 있는 것들(Placeables)이 있는데, 여기에는 콩(Pellet)이랑 움직이는 애들(Moveables)이 있다. 콩 중에는 슈퍼콩(Super Pellet)이라는 것이 있다. 움직이는 애들에는 팩맨(Pacman)이랑 귀신(Ghost)이 있어.

        아참 잠깐 곁다리로, 위 그림에서 네 종류의 귀신, Eatable 등을 표현하지 않고 있는데 그건 그냥 귀찮아서…가 아니라, “현재 논의와 무관하므로” 뺀거다. 모델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죠. 모델은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을 드러내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감추는 것.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가자. 좀 더 창의력을 발휘해보면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먹는다”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귀신이 팩맨을 “잡는 것”을 “먹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팩맨이 슈퍼콩을 먹으면 귀신을 “먹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미로 위의 모든 것은 먹을 수 있는(Eatable) 애들이 된다. 밴다이어그램으로 치면 Placeable과 Eatable이 서로의 부분집합이니까 결국 상등(set Eatable = set Placeable)이다. 그러면 합칠 수도 있겠다. 결국 위에서 그린 Eatable 빠진 그림이랑 같아진다.

        다시 곁다리. 갑자기 왠 집합? 사실 객체지향적 사고랑 집합론적 사고는 통하는 면이 많다. 클래스(class)란 비슷한 개체들을 모아서 그 특성을 정의한 것인데, 그렇다는 말은 결국 클래스가 있으면 이 클래스가 정의하고 있는 특성에 부합되는 사례들(instances)이 있을거다. 어떻게 보면 조건제시법에 의해 정의된 집합이랑 비슷하다.

        이 때 서로 다른 두 정의(즉 두 개의 클래스)에 해당하는 사례가 서로 완전히 겹치면 클래스를 하나로 합쳐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합쳐도 되는 것이지 합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합도 마찬가지. 왜냐하면 이 완전한 합치가 정의 자체에서 따라나오는 필연적 속성인지(이 경우 합치는게 대체로 좋겠지. “대체로”인 이유는… 동일한 대상을 여러 측면에서 정의했을 때의 장점이 있으므로), 현재 열거된/발견된 사례들이 우연히 그러한 특성을 갖게 된 것인지(이 경우 합쳐버리면 성급한 일반화가 된다)에 따라 다르니까.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게 하느냐? 애자일 방법론에서 추천하는 방식(제가 따르고자 노력하는 방식)은 1) 적당히 고민하고 좀 더 진도를 나가보는 것, 2) 언제 바뀌더라도 되도록 적은 비용으로 변화를 수용할 준비를 할 것이다.

        그래서 제가 실제로 팩맨을 설계한다고 치면… 음 그냥 일단은 초기 설계와 비슷하게 Eatable, Moveable, Placeable로 나누고, 진도 나갈 것 같다. 어쩌면 Placeable을 제일 위에, 그 아래에 Eatable과 Moveable을 놓는 식일 수도 있고. 계속 팩맨과 귀신을 Eatable로 규정해서 묶어버리는게 확실히 좋은지 아닌지 고민도 하겠지. 아무튼 대충 다시 이 그림으로 돌아온다. (실제 코드에서는 Eatable, Moveable, Placeable을 각각 인터페이스로 만들고 generalization이 아니라 realization 관계를 쓸 것이다)

        중간 정리

        주요 개념들을 일반화 관계로 엮어내는 다양한 방법을 이리저리 고민해봤다. 여기에서 살펴본 방식은 엄청나게 다양한 방법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내 생각에 중요한 교훈은

        •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일반화가 가능하다는 것
        • 일반화를 잘 하면 좀 더 일관되고 체계적인 기획을 할 수 있다는 것
        • 어떻게 일반화를 하느냐에 따라 서로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이던 것들을 엮어낼 수 있고 이에 따라 여러 가지 유익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것
        • 어차피 진행되다보면 초기 기획/설계/아키텍쳐 등은 바뀔 수 밖에 없으므로 너무 깊게 고민하지 않고 일단 진도를 나가보고 피드백을 받는 것

        등이다.

        귀신들의 상태 변화

        이제 귀신들의 상태 변화와 상황에 따른 행동 패턴 변화 등, 귀신들의 개성있는 전략을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해보자.

        우선 상태 변화 먼저. 귀신은 크게 네 가지 상태를 갖는다. 형상시에는 팩맨을 쫓아가는 모드(chasing)와 자신의 담당 영역 주변을 배회하는 모드(scattering) 사이를 주기적으로 오간다. 팩맨이 수퍼콩을 먹으면 때 쫄아서 도망가는 모드(frightened)로 바뀐다. 수퍼콩을 먹은 팩맨과 접촉하하면 유령집으로 퇴각하는 모드(retreating)로 바뀐다. 슈퍼콩 약발이 떨어지면 다시 쫓아가는 모드(chasing)로 바뀐다.

        상태의 변화를 나타낼 땐 State Transition Diagram을 쓰면 좋다. State Transition Diagram이 표현하고자 하는 핵심 개념은 “상태(state)”와 “사건(event)”이다. 어떤 상태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상태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줄 때 좋다.

        위 그림에서 타원은 각각의 상태를 말한다. 작고 검은 동그라미는 시작 상태를 말한다. “상태”와 “사건” 개념에 맞춰 귀신의 상태변화를 설명해보자.

        귀신의 초기 상태는 Chase다. 시작상태(검은 동그라미)에서 아무 사건도 발생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Chase 상태로 전환된다고 표현하면 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Scatter 상태와 Chase 상태를 오가는 것은 어떻게 표현하면 될까? 어떤 타이머가 있고 이 타이머가 주기적으로 Chase On, Chase Off 사건을 발생시킨다고 보면 되겠다. Chase 상태에서 Chase Off 사건이 발생하면 Scatter 상태로 변경되고, Scatter 상태에서 Chase On 사건이 발생하면 Chase 상태로 바뀌는 거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상태 변화는 화살표로 나타낸다. 화살표에 붙은 글귀는 사건을 나타낸다. 간단하다.

        다음은 팩맨이 수퍼콩을 먹었을 때, 수퍼콩 약발이 떨어졌을 때의 상태 변화다. 수퍼콩을 먹으면 Power Up 사건이, 약발이 떨어지면 Power Down 사건이 발생한다고 표현하면 되겠다.

        위 다이어그램은 Chase 상태에서건, Scatter 상태에서건 팩맨이 수퍼콩을 먹으면 Frightened 상태로 가야하고, 약발이 떨어지면 (기존 상태와 무관하게) Chase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규칙을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퍼콩을 먹을 상태에서 팩맨에게 잡히면(touched 사건) Retreating 상태가 되어 귀신집으로 돌아가고, 귀신집에 도착하면(retreated 사건) 다시 Chase 상태로 바뀌는 것을 표현해보자.

        한편, Chase 상태일 때의 움직임은 유령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고 했었는데, 이 부분을 좀 더 살펴보자. 지난 글에서 그렸던 클래스 다이어그램을 다시 가져와보면 이렇다.

        여기서 잠깐. 만약 네 마리 유령이 색상만 다를 뿐, 움직임 전략을 포함한 나머지 모든 것은 동일하다면? 그래도 “네 종류의 유령이 있다”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유령은 한 종류인데 색깔만 다를 뿐이다라고 생각할까? UML 스타일로 말하자면, “유령 클래스에는 네 개의 하위 클래스가 있다”고 볼 것인지, “유령 클래스의 모든 인스턴스는 색상이라는 속성을 갖는다”라고 볼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림으로 그려보면 이렇다.

        대체로 우측 방식을 택하겠지. 그렇다면 대체 “움직임 전략”이 뭐길래 이게 포함되면 네 종류의 유령, 이게 빠지면 한 종류의 유령으로 생각하게 되는 걸까? “색상”처럼 “움직임 전략”도 그냥 하나의 속성으로 보면 아래와 같이 그려볼 수 있겠다.

        이제 유령은 한 종류인데, 각 유령 인스턴스는 서로 다른 “색상”과 “전략” 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림이 단순해진 것 같지만 그거슨 훼이크, 사실 그렇지는 않다. 유령이 한 종류인 대신 전략이 여러 종류니까.

        물론 좀 더 생각을 해보면 서로 다른 전략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은 하나의 전략인데 속성만 다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팩맨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 팩맨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는 전략(Simpleton이라고 하자)과 팩맨의 이동 방향을 고려하여 현재 위치의 두 칸 앞으로 움직이는 전략(Look-ahead라고 하자)은 두 개의 전략으로 볼 수도 있지만, “몇 칸 앞을 볼 것인가”를 속성으로 갖는 하나의 전략에 변수만 다른 것(각각 0과 2)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와 유사하게 Melee Attack과 Range Attack은 두 종류의 어택으로 볼 수도 있지만 모든 어택은 Range Attack이고 Melee Attack은 속성이 range 0으로 설정된 Range Attack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식의 일반화를 매개변수화(parameterizing)라고 부른다. 얼핏 보면 질적인 차이로 보이지만 어찌어찌 잘 매개변수화를 해 보면 양적인 차이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사례를 공부하고 싶으면 각종 게임에 들어있는 “캠페인 에디터”, “맵 에디터” 등을 보길 권한다. 이런 류의 “에디터”들은 LUA 등으로 스크립팅을 하는 일을 최소화하면서 레벨 디자이너 등에게 최대한의 자유도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매개변수화를 해놓고 있다. 보고 있노라면 이건 그냥 뭐 엑셀 시트 ㅋ

        다시 “움직임 전략”이야기로 돌아가자(위에서 매개변수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일단은 모든 움직임을 하나로 일반화하는 것이 가능한지, 효율적인지 등을 따져보기엔 이른 감이 있으니 별개의 종류로 보겠다).

        움직임 전략에 대해 조금 더 파보기

        “움직임 전략”도 “색상”과 같은 속성으로 보자고 했는데, 이제 이 “움직임 전략”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움직임 전략이란 뭘까? 대충 이렇게 정의해자. “게임의 현재 상황(configuration)에 따라 유령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로직. 게임의 현재 상황이란 1) 팩맨의 위치, 2) 다른 유령들의 위치, 3) 자신의 위치, 4) 남은 콩의 갯수, 5) 자신의 상태(scatter, chase, frightened, retreating)”.

        움직임 전략을 이런 식으로 정의하면 사실 게임에는 “네 개의 전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곱 개의 전략이 있는 거다. 이 중 Scatter 상태일 때의 움직임, Frightened 상태일 때의 움직임, Retreating 상태일 때의 움직임은 유령의 종류에 상관없이 동일하고, Chase 상태일 때의 움직임은 유령의 종류별로 다르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게 따져보니 “전략”이라는 말은 좀 이상하다. 그냥 이동 규칙(Movement Rule)이라고 하자. 그려보면 이렇게 된다.

        주어진 문제(유령의 움직임)를 어떤 측면에서 바라볼지, 어떻게 일반화할지, 어떻게 나누고 합칠지 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움직임 전략”이라는 개념 보다는 “움직임 규칙”이라는 이름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하다 보면 이런 일은 흔하다. 주어진 문제를 자연스럽게 모듈화하는 방법을 찾다 보니 내가 애초에 규정했던 문제의 틀이나 관련 어휘들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일단 요기까지. 끗.

        다시 강조하지만 UML은 손꾸락이고 달은 따로 있다. UML 표기법 읽을 줄 안다/모른다가 중요한게 아니고, 사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이제는 할 만 하다.
          그리면서 스트레스도 풀 만큼.
          .
          저번주에는 남자만 오더니 이번주에는 여자만 왔다. 오늘의 그녀는 잔주름이 자글자글 자리잡고 허벅지에도 검버섯이 돋은 흑인 할머니. 계속해서 움직이는 팔이 아리고 쑤시지만도 한 시간 동안 꿈쩍도 안하는 그녀가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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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학년 겨울. 첫 누드 드로잉.
          수업이 끝나고 집에가서 구토를 했다. 첫 모델 부터 남자였으니 정신과 육체가 모두 아프고 힘들었다. 이것 또한 넘겨야 할 고비이고 어차피 대학가면 할 것이라 생각하고 견뎠다.
          .
          방에 도착하자마자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침대에 뻗어 멍 하니 천장을 바라보고있다. 온 몸에 해피리가 나를 감싸고 독을 뿜어 대는 것 같다. 방금 어제 밤에 다투었던 룸메가 들어와 인사를 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마냥. 꼴 보기 싫다.
          .
          그나저나… 그들은 왜 벗는 것 일까?

          1. Becoming the Black Swan

            대학교 1학년 1학기. 

            불과 4개월 이였지만 그 동안 너무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나는 나의 자아를 깨닳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리고 5주의 긴 겨울방학 동안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2학기 부터는 내 자신에게 열심히 투자하고 나를 많이 가꾸며 변화하기로 결심했어요.

            너무 답답해서 소리도 질러보고 책상 위의 물건도 던져보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질 않네요. 뭘 어떡해 해야할지도 모르겠고요. 대화가 통하는 사람도 없고 이러다 정말 미칠 것 같아요. 예전같으면 달팽이한테 넋두리 식으로 이야기도 하고, 그가 힘이 되는 말들도 해 줄텐데. 자유로운 그는 어쩌면, 정말 어쩌면, 나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텐데, 이제는 그 사람 마저도 없네요. 그렇게 친한 우정이도, 나의 모든 고민을 다 들어주는 승환이오빠도, 심지어 나랑 같이 미술을 하는 수지도 - 그 누구도 나를 이해 하지 못 해요. 

            .

            고등학교 선생님들께도 물어보고 심리 상담가도 만나 이야기 해 보았지만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 했어요. 미술 선생님들은 조금은 이해를 해 주셨는데 역시 해답을 찾아주지 못 하셨어요. 그나마 나의 답답함을 가장 잘 이해 해주던 사람은 엄마와 예나언니. 엄마는 20년을 내 옆에서 시간을 보냈기에 그렇다치고. 예나언니는 연기전공이라서인지, 내가 구구절절 다 이야기하지 않고 예술가로서 한계를 느낀다고만 해도 척 알아듣고 공감을 하더군요. 사실 예나언니랑도 깊이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언니의 “그래, 나도 그 답답함 알아” - 그 한 마디만으로도 조금 후련하더라구요. 누군가 아직 나를 이해 해 주고, 나와 같은 힘든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에… 내가 아직 혼자는 아니라는 사실에… 조금 괜찮아 진 것 같아요.

            예전에 Natalie Portman, 의 주연, Black Swan을 봤어요.
            하지만 그 때는, 잘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그 때는 단지, ‘아, Nina 는 내가 하고싶었던 발래를 한다. 백조 역활은 참 잘 하는데 흑조 역활을 잘 못 하는구나’ 정도의 이해력으로 영화를 보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왜 Nina 가 정신병까지 걸리면서 힘들어 했는지 이해가 가고. 나도 똑같이 미칠 것 같아요. Nina 처럼 나도 하얗고 순수하고 아름답고 완벽한 백조 역활은 참 잘 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배웠고, 살아왔고, 그것이 오로지 맞다고 생각해 왔으니깐. 20년 동안 나는 충실히 백조의 역활을 해 왔지만 이제는 그 한계를 느껴요. Nina 역시 완벽하지는 않지만 자유로운 흑조를 연기하지 못 해 미쳐가요. 

            내 성격 상, 흐트러지는 걸 참지 못 해요. 항상 책에 쓰여진 그대로, 들은대로, 배운대로. 퍼즐조각 끼워지듯, 옳바르게. 사람이 다 완벽 할 수도 없고, 조금은 삐뚤어져도 되는 걸 잘 알면서도, 나는 나는 정석대로 살아왔고, 아직 그 틀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네요. 

            이런 한계를 느끼게 된 계기는 1학기 때, 사진학 수업으로 부터예요. 워낙 난이도가 높아서 선배들이 많았어요. 반에서 가장 어렸지만 교수도 인정할 만큼 테크닉은 2~3 학년 선배들만큼 뛰어났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실력만 좋으면 다 해결 되었으니깐 이번에도 실력으로 밀고나가면 인정 받을 줄 알았어요. 미대는 책 읽고 시험치는 형식이 아니라 작품을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평가를 받아요. 첫 평가에서 나는 이미 밟히고 무너져버렸어요. 나는 누가봐도 예쁘고 잘 찍은 사진 - 마치 엽서나 잡지책에나 나올 법한 예쁜 사진 - 을 찍었고. 그 옆에 선배는 테크닉도 별로고 얼핏 보기에는 별거 아닌 듯 했지만 입이 떡 벌어지는 사진을 찍었어요. 테크닉이 아닌 컨샙이 좋은 사진. 딱 보면, “예쁘네” 가 아닌, “아 아름답다” 라는 소리가 나오는 사진. 정말 잘 찍은 사진. 예쁜 것과 아름다운 것은 달라요.

            선배의 사진에는 1) 작은 램프 하나 켜진 침실에서 윗옷을 벗고 마주보고 있는 남자 둘. 2) 클로즈 업 된 선홍 빛 조개 껍질. 3) 어두컴컴한 방, 마루바닥에 누군가의 다리. 그리고 다리사이에 놓여진 램프. Implicit 하면서도 누가봐도 동성애, 여성의 성, 등 자극적이고 controversial 한 소재의 사진들이였어요. 나에게는 “테크닉 괜찮네” 소리만 했던 교수는 선배의 작품을 보고 칭찬이 끊임없었어요. 그 날 밤, 방에서 엄청 울었고. 그 후로, 사진 찍는 것이 두려워 졌어요. 나는 아무리 찍어도 예쁜 사진만 찍히고. 아무리 흐트러져도 바른 사진만 나오고. 꿈에서도 카메라 들고 헤매고. 

            요즘 세상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예술에서도 더 이상 예쁘고 소녀다운 것을 원하지 않아요. 어떻게보면 조금 안타깝지만 더 화끈하고, 맵고,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요즘 트랜드를 따라가기에는 나는 아직 멀었어요. 아는 작가가 많으면 뭐하나요, 미술사 역사가 풍부하면 뭐하나요, 실력이 뛰어나면 뭐하나요. 생각이 conventional 하고 conservative 한데… Nina 는 이 과정을 선정적인것으로 다가간것이고, 소심하고 보수적인 나는 아직 거기까지는 다가가지 못 한다는 거예요. 대범해지고 과감해 지지 못하니깐.

            .

            솔직히, 새로운 것을 해 보고 싶어요.

            화가 날 때면, 속 시원히 입에 담지 못 할 욕도 해 보고싶고, 술을 못 해도 너무 못 하지만, 흠뻑 취해서 필름이 끊킬 때 까지 마셔보고도 싶고, 담배는 왜 피는지, 맛이 어떤지도 궁금하고. 어쩌면 정말 무섭고 옳지않은 행동인데, 한 번은 용서되지 않을까요? 습관이 되어 계속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경험상? 주변 사람들에게 살짝 비추어 봤더니, 직접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상상을 하라고 합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상상을 하죠? 이미지는 또 왜 이렇게 중요한거죠? 

            나로서는 메니큐어 색을 바꾸는 것 조차 엄청난 노력과 새로운 변화를 주는 거예요. 예전에는 무색 아님, 연한 분홍색의 메니큐어만 바르던 내가 이번에는 진한 파란색 메니큐어를 발라보았어요. 손톱을 바르면서도 익숙하지 않았고, 이상했고,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내 자신을 부수고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내 생활이 문란해지는 걸 원하진 않아요.

            이렇게 하나 둘씩 경험이 쌓여가면, 내 작품이 더 풍부해 질 것 같아서 이것 저것 다 해보고 싶은데, 아직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고정되어있고. 아직 세상은 “그런건 하면 안되. 그런건 나쁜거야. 넌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하고 나를 말리고, 나는 또 다시 백조로 돌아가요. 다행히,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은 해 보았네요. 힘들고 아프지만, 사랑은 해 보았기 때문에, 이제 그 느낌을 알고. 아직도 미숙하고 부족은 하지만, 사랑하면서 사람이 성숙 해 지고 그것이 이제 내 작품에도 무의식적으로 나타날 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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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항상 밝고, 어리고, 깨끗하고, 옳바르고,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착한 이미지로 살아왔으니깐, 이제 와서 그 이미지가 와장창 깨지는 것이 두려운 것 같아요. 절대 내 자신이 착하고 바르기만 하다는 말이 아니라, 사회에 비추어지는 내 이미지가 그렇다구요. 하루아침 이 답답함과 한계가 없어 지는 것을 원하는게 아니예요. 이 문제는 아마 죽을 때 까지도 풀지 못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나는, 단지 그냥…

            “괜찮아. 괜찮으니깐 한 번 해봐”

            빈 말이 아닌, 위로의 말이 아닌, 진심어린 마음으로 내 손을 꼭 잡고 나를 믿어주고 이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내 인생에 맨토가 필요해요. 나이 많고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그저 내 옆에서 불안한 나를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감싸주고 믿어 줄 수 있는 맨토. 다들 내가 다른 것 때문에만 힘들어하는 줄 아는데, 보이는게 다가 아니랍니다 :) 그저 요즘 여러가지로 너무 답답해 하는 나를 보게되면 그냥 손을 잡아주거나 꼭 안아주면서 믿어줘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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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하는 텀친분들, 다들 스스로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으세요?

            1. 3종류의 에이전시

              에이전시가 고객과는 다른 아젠다를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

              첫번째 에이전시

              싸구려 에이전시를 예로 들면은, 완전히 날강도 같은 에이전시가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잘 모르는 고객들을 먹잇감으로 삼아서 모든 고객에게 판박이 사이트를 만들어주고는 비싼비용을 받는다. 

              두번째 에이전시

              허영심 가득한 에이전시도 있는데, 고객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는 상을 타거나 자신들의 창의력을 자랑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 에이전시들이다. 만약 에이전시가 사이트의 목표를 설명하면서  ’풍부하고 완전히 몰입되는 사용자 경험’ 같은 말을 사용한다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ROI를 높이는 웹사이트(Lance Loveday, Sandra Niehaus)

              첫번째 에이전시는 말할 필요도 없고 두번째 에이전시 같은 경우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새로운 것이 없다. 뭔가 빵 터트리는 것, 새로운 기술.. 이런것들을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니즈가 무엇이고 어떠한 전략으로 간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는 디자인 에이젼시가 몇이나 될까?

              실제로 작은 예이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다. 컨텐츠의 텍스트 같은 경우 사용자들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잘 보여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작은 폰트가 이뻐보인다고 거의 보이지도 않는 9포인트의 크기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단순히 이뻐보이니까 작은 폰트를 쓴다. 작은 폰트가 이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정보 디자인에서는 그렇게 안한다. 결국 기본적으로 고객을 생각 안하면 프로젝트의 목표와 기업의 아젠다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 에이전시

              단순히 이뻐보이고 새로워 보이는 비주얼, 기술들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나고 고객에게 마케팅, 전략적으로 최상의 디자인 제안을 하는, 그리고 함께 고객을 생각하고 기업의 아젠다를 고민할 수 있는 에이전시 일것이다.

              명심하자. 첫번째, 두번째는 피하도록 하자.

              1. 내 자전거
                출근용, 마트용, 산책용 등등

                1. 갖고 싶은 자전거
                  민트색으로.

                  1. 만들지 못하고 품평하는 사람들.

                    1. 오늘의 그림 ‘낯선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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